몇 주 전에 '1주택, 1비트코인'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암호화폐를 옹호하는 사람의 이야기였는데, 경제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비트코인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기는 했지만, 나도 1주택, 1비트코인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오늘은 비트코인에 대한 세간의 평, 그리고 그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적어보려 합니다. 시간이 지나 비트코인은 대단해질까요? 의미 없어질까요?
1. 달러가 무너진다는 통찰
암호화폐(비트코인)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세계를 주도해가는 세력, 그들이 장악하고 있는 경제 구조, 그 속에서 점차 붕괴되어가는 달러의 가치, 이런 이야기들이 들어있습니다. 우리가 신봉하는 달러가 더 이상 가치의 저장이나 거래를 위한 믿을만한 도구가 되기 어렵다는 나름의 통찰인 것인데요, 정말 그렇게 될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세계도 잘 알지 못하고 경제도 잘 알지 못하는 제가 이것에 대해 무언가를 평가한다는 것은 불가합니다. 다만 자국의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별 어려움 없이 찍어내는 달러가 건전한 경제의 흐름을 해칠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화폐가 스스로의 가치를 평가절하시키고 있는데 이 화폐를 지지하고 신뢰하는 것이 좋은 일이 될 수 있을까요?
달러 중심의 경제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가치 저장과 교환의 수단으로서의 달러는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평가되고 있죠.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세계 1등인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일이 될 수 있지만 달러에 투자하는 것은 더 이상 오래도록 안전한 일이 되기 어렵겠다고 생각합니다.
2. 변화를 불러오는 위기상황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들의 경제 제재가 이루어졌습니다. 침략을 받은 우크라이나도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고 은행 인출 등 정상적인 경제활동 역시 제한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전쟁 중에도 어렵지 않게 전해졌으니, 이 암호화폐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석유 등 자원에 대한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는데요, 이후 비트코인은 상승세로 전환되었습니다. 달러 가치에 대한 회의와 불안정함에 비해 전쟁 중에서도 빛을 발휘하는 암호화폐의 위상이 돋보입니다.
3. 암호화폐에 대한 평가 변화
처음에는 소수의 열렬한 추종자들만 옹호했던 것 같습니다. 믿을만한 투자자들 중 몇몇은 '잘 알지 못한다.', '일하는 자산이 아니다.', '가치가 없다.'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며 투자대상 안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런 영상과 기사를 저도 여러 차례 보았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에 대하여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만 하던 투자기관들의 태도 변화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점차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으며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실질적이 가치 저장과 교환의 수단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거라고 봅니다. 아직 대세는 아니지만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큰 흐름일지도 모릅니다.
골드만삭스는 가상자산 금융회사 갤럭시 디지털과 손잡고 비트코인 가격 연동 파생상품 '비트코인 차액결제' 장외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비트코인 차액결제는 비트코인을 실제로 거래하지 않고, 상품 만기일에 행사가와 만기시점 가격의 차액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CEO 래리 핑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제 거래의 결제수단으로 가상자산이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주주들에게 보낸 공식 서한을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각국은 통화 의존성을 재평가하고 국가 간 거래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지불수단을 찾고 있다', '블랙록은 가상자산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가 설립한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경우 가상자산 펀드에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는데요, 이런 일련의 모습들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투자 대상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일 것입니다.
4. 그렇다면 나도 1비트코인?
이런 흐름이라면 나 역시 1비트코을 보유한 사람으로 하루빨리 나아가야 할까요? 사실 지금 당장 1비트코인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벼운 앎과 예측으로 저지르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일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자산의 1~2% 투자를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의 조언를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에게 비트코인은 예술작품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가치를 부여해서 소장하나, 현재보다 미래의 가치 상승을 예측하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 인내할 필요가 있는 투자 대상인 것이지요. 그런 마음으로 조금씩 모으고 있는데, 아직 1%를 못 모았습니다.
암호화폐에 관심 있으신가요? 저처럼 조금씩 투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단 한 가지 유의사항은 사고파는 대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미래가치에의 투자로 접근하길 바랍니다. 지금 제 계좌에는 0.016 비트코인이 있습니다. 좀 더 사야 하는데 5천이 훌쩍 넘어갔습니다. 또 떨어질 날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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