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첫 기제사가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슬픔보다는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삶의 다양한 지점에서 생생한 추억으로 함께인지라, 또 마음대로 보고 만날 수 없을 뿐 함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빠르게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기제사는 언제 올리면 될까요? 생각보다 의견들이 분분해서 여기저기 찾아보았습니다.
1. 기제사는 언제 지낼까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시기 전날에 기제사를 올린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를 들어 말하길, 살아계신 마지막 날 올려야 음식을 드신다고 이야기하죠. 그런데 간단하게 말해서 기제사는 돌아가신 날 지내는 것이 맞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 준비하고 당일에 드리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러면 왜 산날 올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요? 제사는 전일에 준비를 하고 당일의 가장 첫 시간대인 자시(23:00~01:00)에 올리게 되는데(자시가 되면 다음날로 인식한다고 해요) 점차 시간을 앞당기다 보니 산날에 지내는 것으로 와전되었다고 이해됩니다.
따라서 기제사의 경우 늦은 시간인 자시에 제사를 드리기 어렵다면 돌아가신 날 저녁에 올리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2. 윤달에 돌아가시면 기일은?
①'범녕(范寗)이 말하기를, "윤달이라는 것은 여분(餘分)의 날짜를 가지고 달을 불어나게 한 것일 뿐으로, 정식의 달이 아니어서 길흉(吉凶)의 대사(大事)에 모두 쓸 수가 없다." 하였다.' ②'개원례에 이르기를, "윤달에 죽은 자는 상제(祥祭) 및 기일을 모두 윤달이 붙은 바의 달을 바른 달로 삼는다." 하였다. ③'유울지(庾蔚之)가 이르기를, "금년 말 30일에 죽었는데, 다음 해 마지막 달이 작을 경우, 지난해 29일에는 어버이가 살아 있었으니, 응당 다음다음 해 정조(正朝)를 기일로 삼아야만 한다. 그러나 이것은 반드시 그렇지가 않다.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윤달에 죽은 자 역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알 수가 있다." 하였다.' ④ 예서의 기록에 의하면, 큰 달의 30(그믐날)일에 돌아가신 경우 다음 해에 작은 달로 29일이 그믐일 때에는 29일에 제사를 지내게 된다. 그러나 다시 30일 그믐이 돌아오면, 30일이 제일(祭日)이 된다. |
위와 같이 옛사람들의 통찰이 늘 서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①, ②번을 보면 기본적으로 본월을 제사 지내는 달로 삼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어진 ③, ④을 읽어보면 여분의 달과 날짜에 대한 인정, 그 여분의 달과 날이 없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 더 타당할까요? 날에 대한 예서의 기록과 유울지의 말을 참고한다면 윤월이 있는 해에는 그 달에, 없는 해에는 본월(本月)에 제사 올리는 것이 타당합니다. 본월에는 살아계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예서의 기록대로 큰달의 30(그믐날)일에 돌아가셨을 경우, 뒤에 작은달을 만났으면 29(그믐날)일로 기일을 삼고, 큰달을 만났으면 다시 30(그믐날)일을 기일로 삼아야 합니다. 또 작은달의 29(그믐날)일에 돌아가셨을 경우에는, 뒤에 큰달을 만나더라도 그대로 29일을 기일로 삼는 것이 타당합니다.
3. 아버지 기일을 맞이하여
아버지 기일이 음력 2월 30일입니다. 날짜와 시간에 대해서 의견이 너무 분분한지라 한참을 찾아보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29일까지밖에 없기 때문에 29일 밤에 지내려고 합니다. 밤 11시 전에 마치면 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제사가 산사람의 마음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산사람이 관여되나 돌아가신 분을 위함입니다. 그러니 가급적 법도에 맞게, 정성을 다해 지내는 것이 서로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일상 > 기타 일상 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19 재택치료 격리 관리 (0) | 2022.03.14 |
---|---|
코로나19 재택치료 시 생필품과 의약품 구매 (0) | 2022.03.14 |
건강한 구강, 소금물 가글은 어떻게 해야 할까. (0) | 2022.03.14 |
소금으로 양치하기 (0) | 2022.03.13 |
코로나19 입원·격리자 유급휴가비 및 생활지원비 지원 (0) | 2022.03.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