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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일상/식(食)과 일상

메주의 좋은 곰팡이, 나쁜 곰팡이

by 주주모니 2022. 2. 21.

단순히 곰팡이 색깔로 메주를 구별하는 것이 좋은 메주의 선택 기준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글을 적은 바가 있다. 다시 말해 발효 측면에서 유익한 미생물이 잘 자랐는가가 더 주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거나 나쁜 곰팡이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그 부분을 간단히 적어보려 한다.

 

장 발효에 주요한 고초균(바실러스 서브틸리스)은 막대 모양의 세균으로 40도에서 잘 자라고 회백색의 큰 취락을 형성한다. 황국균은 누룩곰팡이로 생육의 최적 온도는 25도이고 처음에는 흰색 덩어리로 보이지만, 분생포자가 생기면서 노란색에서 다시 황록색으로, 더 오래되면 갈색으로 변화된다. 

 

검은곰팡이, 푸른곰팡이, 붉은곰팡이는 인체에 유익한 것도 있고 해로운 것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해롭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이들 곰팡이가 메주에 번식하게 되면 장 발효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니 발효가 목적인 장 담그기에서 좋은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어떤 메주가 좋은가에 대한 주장은 한 가지로 일치하지 않아서 매우 혼란스럽다. 알면 알수록 발효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게 되면서 서로 일치하지 않는 주장들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또 전통의 방식이 있고 그 방식에서 한 가지만을 선택하거나 변형시키는 새로운 방식도 등장하고 있어서 혼란이 가중되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러 가지 발효에 대한 이야기를 종합해볼 때 참고할 만한 사항들이 분명히 있다. 메주는 균과 곰팡이의 합작품이므로 내부에는 세균이, 중간층에 곰팡이가 발달된 것이 좋다고 한다. 먼저 겉이 단단하게 잘 마른 것을 선택하고 (짚을 사용하지 않아도 고초균이 형성되지만) 고초균 배양에 유리한 볏짚을 사용한 흔적이 있는가를 살펴본다. 잘랐을 때에는 안쪽에 짙은 갈색빛으로 고초균이 잘 형성되고 중간에 곰팡이 실이 많이 보이면 잘 발효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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