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너무 맛이 있어서 어머니에게 꼬치꼬치 요리법을 물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 그 답변이 너무 간단하여 놀라움을 자아낼 때가 있는데요, 이 무나물 레시피가 그랬습니다. 너무 간단해서 듣자마자 터무니없어지는, 그러나 요즘 어머니 요리 중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레전드급 겨울 나물입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무나물을 소개합니다.
1. 특징
나물이니까 국물 많은 것도 물컹한 것도 싫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이 무나물은 국물을 넉넉하게 만들어 조금 과장하자면 찌개 같은 느낌으로 말캉한 무와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 들기름의 고소함, 겨울무의 달큰한 맛과 조화를 이룬 소금의 짭조름함이 무와 국물에 혼연일체로 녹아들어 정말 부담 없이 술술 들어갑니다. 익힘의 정도를 조절하여 무의 식감은 각자 입맛에 맞추면 되겠지요. 소화에 전혀 부담이 없어서 어르신들, 아이들에게도 적극 추천할만합니다.
2. 재료 준비
겨울무, 들기름, 물, 굵은소금, 맛소금
3. 만드는 법
① 무를 채 썰어 냄비에 넣고 물을 자박하게 붓습니다.
② 들기름 한 스푼, 굵은소금과 맛소금을 1 : 1의 비율로 넣고 뚜껑 덮은 상태로 끓입니다.
* 끓이면서 간이 부족하면 소금 추가하시면 됩니다.
③ 뚜껑을 열어 무가 살캉해지면 조리를 끝냅니다.
* 너무 끓이면 흐물거리므로 과도하게 익히지 마세요.
네, 이것으로 무나물 완성입니다. 중간에 휘휘 저어줄 필요도 없습니다. 그 흔한 파나 마늘도 넣지 않습니다. 오로지 무, 들기름, 소금만으로 이루어진 감칠맛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유명한 요리사들이 좋은 재료를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직접 짜서 냉장고에 보관해온 들기름, 누구나 그 맛을 인정하는 시원 달콤한 겨울무. 네 굳이 따지자면 맛소금의 조미 성분이 인위적이기는 하지만 그 역시 마음에 듭니다. 맛소금의 역사가 어디 한두 해의 일일까요? 하하하. 두 개나 사두었는데 반 쪽만 남았으니 다시 무 사러 마트로 가야겠습니다. 이 겨울이 가기 전, 아니 겨울무가 동나기 전에 두고두고 그 맛을 즐겨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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