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일상/기타 일상 다반사

귀고혈압, 메니에르에 걸린 나, 약 복용, 불치일까?

by 주주모니 2022. 8. 23.

어느 날 기압변화를 느끼는 것처럼 귀가 불편했는데 회복되지 않더니 물먹은 듯 멍멍했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금세 회복될 텐데 침을 삼켜도 귀를 두드려도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3일을 지내다가 동네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선생님이 진료를 하시더니 오늘 당장 대학병원에 가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시작된 병과 그 치료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1. 대학병원에서 검사 후 약 처방

소견서를 지참하고 갔으나 예약 환자가 많아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 교수님께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귀 환자가 참 많은 듯합니다. 아무튼 여러 가지를 물어보시더니 먼저 검사를 하라고 합니다. 다시 한참을 기다린 후에 귀 내의 압력과 청각 검사를 하고 나서 진료실로 들어갔습니다.

 

수치를 보시더니 오른쪽 청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갱년기로 인해 이럴 수 있다면서 2주간 약 처방을 해주십니다. 짜게 먹지 말고 술 한 방울도 마시지 말라고 하십니다. 정신이 없어서 가장 중요한 내 병이 무엇인지 묻지도 않고 진료실을 나왔더라고요. 2차 진료 때 물어보니 교수님은 자신이 병명을 이야기하신 줄 착각하셨다는...

 

아무튼 처방받은 약은 알약 이뇨제와 물약인데 14일 치입니다. 물약은 일본 것인데 이뇨제에 비해 너무 비쌉니다. 병원을 잘 다니지 않는 저로서는 하루 진료비와 약으로 10여만 원을 쓰게 되어 조금 속이 쓰렸습니다. 물약은 오렌지 주스와 함께 먹으라고 해서 마트도 들렸습니다.

 

저녁에 물약을 먹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먹먹함이 없어집니다. 아주 신기합니다. 그러나 이어폰으로 테스트해본 결과 가장 작은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청력은 회복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처방된 약을 복용하면서 2주가 되기 전에 가장 작은 이어폰 소리가 들리게 되었습니다. 치료가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이소바이드액(메니에르병)
이소바이드액(메니에르병)

 

 

2. 2차 진료 - 귀 고혈압, 평생 간다니!

2차 진료는 예약이라 검사를 빠르게 받고 진료를 받았습니다. 병에 대해 물어보니 귀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귓속의 림프액이 가득 차서 작아진 틈이 사라지면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하네요. 아주 겁을 마구 주시더군요. 이것 때문에 직장을 관두는 사람도 있고 평생 조심해야 한다고. 비행기 타고 여행도 못 간다고.

 

지금 생각하니 제가 병을 너무 가볍게 생각할까 봐 강하게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술도 안녕, 짠 것도 안녕, 스트레스받지 않고 피곤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이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하십니다. 정말 그렇죠. 그러면서 사람들이 약 먹고 좋아지면 다시 원래대로 생활하다가 생활하기 불편할 정도로 듣지 못하면 그때 정신을 차린다고 덧붙이시네요.

 

다시 3주 치 약을 처방해주셨습니다. 저는 교수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빨리 약을 끊고 싶다고 했는데 청력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답변해 주셨습니다. 요즘 내원하는 환자 중 80%가 이 병증 때문이라고 하니 스트레스가 원인이겠다 싶습니다.

 

 

 

 

3. 메니에르병, 불치일까? 닥터U의 완치 훈련

집으로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갑갑했거든요. 아무튼 이 병을 불치라고 표현하는 글들이 보였습니다. 제가 진료받은 대학병원 교수님도 평생을 이야기하셨으니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어떤 의사 선생님이 쓴 완치라는 표현에 눈이 밝아집니다. 저는 불치와 완치 중 완치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더 잘 살 것 같습니다.

 

완치 선생님은 완치 훈련의 3단계를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병증이 생겼을 때 증세를 경감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적절한 치료받기, 저염식 하기 등으로 증세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건강한 몸으로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1개월 정도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고 10%의 기력을 덜 쓰고 그 남은 기력으로 운동을 합니다.

 

세 번째는 메니에르 병에 대한 걱정된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뇌 속의 이명증, 어지럼증 회로를 깨야 합니다. '아플 테면 아파봐라' 식으로 병증을 받아들이고 '완치를 원한다', '완치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메니에르병에 대한 걱정으로 생긴 생활 상의 제약에 순응하기보다는 자신이 재미있어하고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병에 대한 걱정으로 하게 되는 생각들은 뇌 속에 이명증, 어지럼증 회로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회로가 병증을 더 지속시키거나 증폭시키므로 금방 나을 메니에르 병이 오래 가게 된다고 해요. 그러니 완치 훈련을 통해서 그런 회로를 깨버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4. 3번째 진료를 앞두고

아무튼 그 사이 약은 잘 챙겨 먹고 있고 술은 조금 마셨고 음식은 짜지도 너무 싱겁지도 않게 먹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마셔본 소주가 극도로 심심한 맛으로 느껴지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벌써 3주가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가지, 운동을 하지 않았기에 부족함이 있지만 채울 수 있는 부분이라 걱정되지는 않습니다.

 

소리는 병이 발생하기 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들리는 것 같은데 교수님이 제시한 기준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약 설명서에 보면 장기 복용을 하지 말라고 안내하므로 더 먹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 병원에서 알아서 처방하시겠지만 말입니다.

 

이제 내일이면 병원을 다시 방문하는데 결과가 어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음에 완치라는 두 글자를 품은 저로서는 심각하게 걱정되지는 않습니다만,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수치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