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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일상/식(食)과 일상

퇴계동 먹자골목 동해막국수에서 막국수 먹기

by 주주모니 2022. 4. 18.

시골막국수만 주장하던 홍여사네 하우스에서 오늘은 동네 식당인 동해막국수를 방문해보았습니다. 도보로 이동할 정도니 아주 가깝습니다. 맛이 좋다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 발견인데 어땠을까요? 좋았습니다.

 

 

 

1. 여기도 괜찮을까.

창호공사 때문에 낮동안 집을 비워야 했습니다. 겸사겸사 자리를 챙겨 중도로 소풍을 나갔는데, 점심시간이 되어 메뉴를 고민하다가 따뜻해진 날씨에 시원한 메밀국수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샘밭으로 이동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요? 시골막국수도 휴무, 지근거리라 찾아간 삼교리 동치미 국숫집도 휴무입니다. 어쩔 수 없이 빙빙 돌다가 국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공사를 마치고 밥할 여력이 없어서 외식을 하게 되었는데 낮에 못 먹은 시원한 국수를 먹어보자고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집 근처에 위치한 동해막국수를 방문해보았습니다. 꽤 오래 유지되는 것을 보면 맛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 맛은 미지수입니다.

 

 

2. 식당 입장

퇴계동 효신 사우나 큰 대로변의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작은 골목 너머로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있고요. 안으로 들어가니 한산했습니다. 6시가 조금 지났으니 일반 가정으로 치면 좀 이른 시간이기는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직원의 대응이 차분하고 친절하고 좋았습니다.

 

퇴계동 동해막국수 전면
퇴계동 동해막국수

 

 

3. 메뉴 선택

메뉴는 간단하게 막국수 2개를 주문했습니다. 크게 배고프지 않아서 전류는 생략했습니다. 메뉴표를 보니 매우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통상 가짓수가 많으면 맛없을 확률이 커져서 조금 불안했습니다.

 

동해막국수 메뉴표
메뉴표

 

 

4. 음식의 맛

① 동치미 국물(면수 대신)

먼저 김치와 동치미 국물이 담긴 주전자가 세팅됩니다. 따뜻한 면수에 간장을 타서 먹는 재미가 좋지만 날이 시원해지니 동치미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제 입맛에는 너무 맹맹했습니다. 이게 무슨 맛?

 

동해막국수 테이블 기본 세팅
테이블 세팅(주전자의 동치미 국물)

 

② 김치

음식을 먹다 보면 촌스러운 맛이라고 표현하게 되는 맛이 있습니다. 하나로 정리해서 표현하기 어려운데 굳이 말하자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런 맛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김치를 먹으면서 '촌스럽다'라는 표현이 입에서 흘러나옵니다. 특이한 것은 맛있는 촌스러움이 아니라 맛없는 촌스러움이었습니다. 숙성은 되었으나 결론은 밍밍합니다. 이게 뭐지? 

 

동해막국수의 김치
숙성된 김치

 

③ 막국수

막국수에 새싹, 오이채, 무, 김, 계란 등 이것저것 들어간 것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늘 한 조각씩 들어가는 편육이 보이지 않으니 조금 아쉬웠습니다.

 

양념장에는 견과류를 갈아 넣은 것인지 뭔가 씹히는데 그 정체를 모르겠습니다. 약간 콩가루 같은 맛이 나기도 하는데 양념장만 먹어보니 조미료가 들어간 옛날 반찬집 맛이 납니다. 나쁜 촌스러움입니다.

 

막국수 비벼놓은 모습
비벼놓은 막국수

 

④ 비벼서 함께 먹으니 살아나는 맛

아주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단독으로 먹으면 밍밍한 동치미 국물을 막국수에 넣으니 들뜬 조미료 같은 맛이 사라지고 촘촘하게 안정된 맛으로 재탄생합니다. 여기에 설탕, 겨자, 식초를 추가해가면서 입맛에 맞게 조절했습니다.

 

또 김치는 어땠을까요? 단독으로 먹으면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밍밍함에 지나지 않았는데, 국수를 먹은 뒤 한 절음의 김치는 양념장의 강한 맛을 잘 잡아주면서 입가심을 시켜줍니다.

 

 

5. 결론

동해막국수, 정말 재미있네요. 처음에는 '이게 뭐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어느덧 입가에 웃음이 지어집니다. 서로 모이니 그 시너지가 대단하네요. 동치미 국물을 넣어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냈습니다.

 

집 가까이에서 막국수가 먹고 싶을 때 갈 곳이 정해진 날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동네 맛집 탐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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