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산 겨울당근의 맛이 너무 좋습니다. 오래도록 보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면서 지난번 실패한 차 만들기에 다시 도전하면 어떨까 싶어졌습니다. 당근만으로는 맛있기 어렵다는 차선생님의 말을 들은 바 있지만, 생생한 색을 유지하면서 맛도 좋은 차는 만들 수 없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도전해보았고 지난번보다 결과물이 좋습니다.
1. 맛있는 당근차 어떻게 만들까.
지난번 만들기에서는 지인과 제 결과물이 다른 듯하여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함께 밑작업을 한 후 각자 집에서 동일한 레시피로 마무리한 것으로 아는데 사진으로 확인했을 때 지인의 차는 색우려짐이 좋았고 전해듣기로는 맛도 좋다고 했습니다. 반면 제 것은 말린 당근의 색이 생생하게 살아있었지만 우려지는 색도 전무하고 맛 역시 극한의 밍밍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다가 완성된 차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에야 그런 차이를 가져온 요인이 덖음이었음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네, 당근차 만들기에서 우리가 관심가져야 할 포인트 중 한 가지는 덖음의 정도입니다. 전체적으로 갈변이 될 정도로 덖어준다면 어떨까요? 색과 맛의 추출이 용이하며 구수한 맛이 기본적으로 깔리게 됩니다. 거기에 당근의 달달함이 가미된다면 좋은 맛으로 느껴지기 수월하겠지요. 지인의 차가 맛있었던 이유는 살짝 갈변이 진행될 정도로 덖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제 것은 그렇지 않았고요.
차는 재료 고유의 색, 향, 맛을 즐기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많이 덖어주어 구수한 맛을 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되지만 적당하게 덖어 당근 본연의 맛을 유지해주면서 맛과 색이 잘 우러나도록 하는 것이 더 기본에 가깝습니다. 이제 나의 과제는 재료 본연의 색이 유지되도록 덖어주면서 그 과정을 통해 맛과 색을 내는 것입니다.
2. 나의 2차 도전기
① 당근을 깨끗하게 세척하여 썰어줍니다.
저는 길고 얇은 모양으로 손질했는데, 어떤 모양이든 상관없으나 너무 두껍지 않아야 덖음이 수월하고 일정한 두께를 유지해주어야 전체적으로 고르게 익히며 덖을 수 있습니다. 편차가 과하면 타는 부분이 발생합니다.
② 고온으로 첫덖음을 하여 당근을 익혀줍니다.
팬이나 당근의 상태에 따라 시간이 달라지므로 상태를 잘 확인하면서 진행합니다. 당근을 접어 유연하게 접힐 정도, 부러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식혀줍니다.
③ 재덖음을 반복하며 당근을 건조시킵니다.
첫덖음보다는 낮은 온도를 유지하며 당근을 덖어주었습니다. 덖고 식히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만약 팬이 더럽다면 닦아내주셔야 당근이 깨끗하게 유지됩니다.
④ 소독된 유리병에 보관합니다.
3. 맛 평가
각각 취향이 다르겠지만 당근차를 맛있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맛 자체가 강력하지 않고 심심한 편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당근의 경우는 차로 만들어 음용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자연의 건강하고 충분히 좋은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맛내기에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답니다. 음식의 재료로 활용 시 생당근보다 좋은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근차를 만들어보세요. 만들었다면 짧은 시간 우려서 마시기보다 시간을 충분히 두고 우리기를 권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진해지고 특유의 달큰함이 점점 강해지거든요. 지금 완성된지 일주일 정도 지난 차를 우린 상태인데 찻물이 식어가면서 더 맛있는 냄새가 코와 입 안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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