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아파트라 냉난방이 잘 유지되지 않습니다. 보일러를 틀어도 에어컨을 틀어도 소실되는 온기와 냉기가 많으니 몇 년 전부터 창호교체를 고민했는데 드디어 올해 그 일을 해냈습니다. 업체가 많았는데 저는 우연히 알게 된 윈체라는 중소기업에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바꾸고 보니 만족인데 그 과정을 소소하게 나눠보려 합니다.
1. 업체 선정의 고민
아파트마다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내세워서 많은 업체들이 창호 공사를 홍보하고 있죠. 저는 2년 전에 LG에서 견적을 받았는데 당시 30평대 전체 창 교체 견적이 1,200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양은 잘 기억나지 않는데 외부창이 로이였던 것 같네요.
계약을 진행하려다가 아파트에 들어오는 제품의 수준이 중하급이라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대리점마다 가격 차이가 있으니 그 가격이라면 발품을 팔아 좀 더 좋은 품질을 확보하라는 글을 읽고는 수긍되는 부분이 있어서 견적만 받고 중단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겨울 아파트 단지 내 윈체에서 작업한 구경하는 집이 생겼는데 집을 둘러본 가족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전체 창 교체, 외부는 24mm 로이유리 + 아르곤 가스, 내부는 24mm 로이인 프리미엄 패키지가 1500만 원 대의 할인가로 계약되고 있었습니다.
설명을 들으면서 어느 정도 신뢰가 생기기도 했고 이 사양으로 제품 가격을 확인한 지인이 가격은 괜찮다는 평가를 해주어 마음을 결정했습니다. 차후 동생으로부터 관련 업계에서 종사하는 지인이 LG가 최고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너무 피곤한 저는 그대로 진행을 결정했습니다.
제품은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하니 결국 중요한 것은 시공팀의 기술과 회사의 대응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본사 팀이 전담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신뢰할만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2. 공사 전까지 진행
① 금액 결재 / 그린 리모델링 진행 가능 여부 확인
한 번에 결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는데 이자를 고려해서 금액을 조금 감안해준다고 하므로 그린 리모델링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주택 소유자 명의로 진행해야 하므로 어머니 명의로 진행 가능 여부를 타진하러 은행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업체 담당자의 조언대로 움직였으나 담당자의 경험과 은행원의 업무 진행이 상이했던 탓으로 한 번에 매끈하게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연로한 어머니를 모시고 은행을 다니다 보니 조금 화가 나기도 했는데 아무튼 담당자의 말과 달리 어렵게 진행 가능 여부가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교체가 끝나고 나서 일시납으로 처리하기로 납부 방법을 변경했습니다. 금리가 점점 상승하기 시작하므로 굳이 이자를 내가면서 분할 납부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처음부터 그랬으면 조금 더 수월했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② 실측
겨울에는 충전재를 넣고 굳히는 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업체에서는 무리가 없다고 하지만) 12월에 계약을 했으나 날이 따뜻해지면 시공하기로 했습니다. 해가 지나서 현장 소장님이 실측을 위해 방문하셨습니다.
단순히 실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 모양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옛날 창이라 사용하기 불편한 부분이 많아도 그냥 그런 건가 보다 했는데 환기, 청소, 사용 측면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에 대해 의견을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낡은 베란다 건조대를 그대로 쓰는 것보다 미리 구매해서(2~3만 원이면 구매 가능) 공사 당일 교체를 요청하면 리모델링의 기분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팁도 주셨습니다.
3. 사전 준비
부모님이 살면서 쌓아온 많은 짐으로 인해 계약 때부터 그 부분이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계약을 담당한 팀장님이 현장을 확인 후 치워야 할 짐들을 이야기해주었는데 당시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현장 소장님의 의견은 아주 달랐습니다. 창 부근의 짐들은 없어야 합니다. 큰 짐은 당일 옮길 것이므로 신경 쓰지 말라고는 했으나, 이참에 불필요한 짐들은 줄여보라고 조언하시더군요.
아무튼 현장 소장님의 설명에 맞춰 앞뒤 베란다의 짐을 이곳저곳에 넣어버리고 남은 짐들은 거실, 주방, 각 방마다 하나로 모아 공사 당일 짐 정리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최대한 정리했습니다.
보양을 해도 먼지가 엄청 날리므로 겉으로 자잘하게 드러나있는 짐들은 미리미리 큰 박스를 준비해서 넣어두는 것이 좋다는 조언에 따라 자잘한 짐들은 박스에 넣고 박스에 넣지 못하는 짐은 집에 천으로 다 덮어주었습니다.
박스에 넣고 보자기를 두르고 개방된 수납장도 천으로 가림막을 해주었습니다. 이사가 따로 없습니다. 이 정도 되니 정말 살면서 공사는 말리고 싶습니다. 이래도 먼지 구덩이라는 사람들의 말 때문에 걱정이었습니다.
4. 공사 당일
아침 8시, 9시 사이에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보양작업부터 진행되는데 하루 종일 집 전체가 공사장이니, 미리 준비한 박카스 한 박스를 드리면서 꼼꼼한 작업을 부탁드리고 전화번호를 남긴 채 어머니와 소풍을 나갔습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서 빵과 음료수를 사다 드렸는데 바쁘게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연락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6시 반 정도가 되어서 전화가 왔고 공사가 거의 끝나간다고 하므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들어오니 대변신입니다. 깔끔합니다. 주의사항으로 마감한 실리콘이 완전히 굳지 않았으므로 굳을 때까지 근처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 방충망도 하루 정도는 약간 열어두어야 한다는 설명을 남기고 공사팀이 철수했습니다.
철수한 후에 보니 화장실 창 바로 밑에 있는 욕조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욕조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닐로 막은 것 같은데, 비닐뭉치와 떨어진 벽체의 가루들이 방치되어 있어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하루 만에 끝마치는 일이라서 놓친 것 같은데 이해는 가지만, 살짝 아쉬웠습니다.
5. 공사 후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았는데 방충망이 너무 느슨한 것 같아서 전화로 문의해봤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물으니 팽팽할 경우 찢어질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저는 불만이었는데 다른 이들이 괜찮다고 하니 저도 괜찮아지네요. 우길 일이 아니라고 판단되었습니다.
가급적 결재를 하기 전에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싶어서 이리저리 살펴봤습니다. 12년 무상 보증이라고 해도 하자 없는 것을 확인하고 결재하는 게 편안할 것 같았습니다. 꼼꼼하게 살피다 보니 뒷 베란다의 작은 창 2개가 꼭 맞지 않는 것 같아서 AS 신청을 했습니다. 완전히 닫은 상태에서 0,8mm 정도가 안으로 튀어나오는 현상을 보이네요.
AS 방문까지 며칠 걸릴 것이라고 해서 기다리자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공사를 시행했던 팀에서 확인을 나왔습니다. 문제 되는 부분을 점검하더니 그렇게 시공을 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었고 다른 부분도 점검해 주셨습니다.
결론은 문이 작다 보니 롤러를 2개 넣을 수 없어서 문을 여닫는 과정에서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정말 작은 창 딱 두 개만 그런 모습이고 밀폐에 차이가 없다고 하므로 '하자 없음'으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6. 윈체, 어때요? / 살면서 교체 어때요?
진행 과정 중 앞서 이야기했듯이 고객이 움직여야 할 부분에 대한 정확한 사전 설명이 미흡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늘 변수는 생기기 마련이지만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답변과 처리가 좀 더 전문적이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제품의 질과 시공 실력이겠지요. 시공이나 품질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름과 겨울을 지나야 진짜 얼마나 좋고 얼마나 시공이 잘된 것인지 알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사실 창호를 잘 아는 것이 아니라서 평범한 소비자로서의 평가에 불과합니다. 어찌 되었든 현재로서는 품질과 시공에 대해 크게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없고 꽤 만족스럽습니다. 또 살면서 겪게 되는 문제가 있다면 무상 보증 12년을 믿어봐야겠지요.
거주하면서 교체하는 것은 신경 쓸 부분이 많아서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불필요한 짐을 덜게 되었고 꼼꼼하게 싼 덕분인지 청소하면서 먼지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습니다. 권하고 싶지 않지만 짐이 아주 많은 우리 집도 한 것을 보면 가능한 일입니다.
창호만 바꿨는데도 집이 아늑하게 느껴집니다. 뭔가 더 안전하고 포근한 느낌, 밝은 느낌입니다. 이 느낌은 매우 실질적입니다. 아무튼 오래 벼르고 별러서 마치게 된 창호 교체, 저는 윈체와 함께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잘한 것 같습니다. 아쉬운 부분들은 어서 채워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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