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공용 욕실의 양변기 부품을 교체했던 일을 적었습니다. 전적으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의 도움을 받았었죠. 이번에는 안방 욕실 양변기 부품 교체에 대한 이틀간의 일을 적어보려 합니다.
1차 교체(공용욕실 / 관리사무소 직원)
언제부터인지 상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오더군요. 누수는 생각 못했습니다. 단지 사용량이 많은가 싶어서 물 좀 아껴 쓰자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과도한 수도 사용량을 확인하고 누수가 되는 것은 아닌지 확인 차 오셨다가 공용 욕실의 변기에서 물이 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딱 보더니 아시더군요.
아저씨는 잠시 고민하더니 업체에서 사람을 부르면 출장비만 5만 원 정도를 받을 것이라고 하면서 물품을 사 오면 자신이 교체해줄 터인데, 담뱃값 정도는 생각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원래 이런 문제는 각 세대에서 자체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철물점에서 물품을 사다 작업을 부탁드렸고 2만 원을 드렸습니다.
2차 교체(안방 욕실 / 나, 관리사무소 직원)
① 양변기 누수 확인 / 방법
그렇게 지내던 중 관리비 명세서를 받았는데 상수도 요금이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을 다 잠그고 계량기를 확인하면 누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터인데 우리 집 계량기는 전면 계기판이 뿌옇게 변해서 그것으로는 확인이 불가했습니다. 그런데 집 안의 변기 두 개 설치 시기가 비슷하니 안방 쪽에서도 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의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육안으로 움직임이 없었고 소리도 없어서 물샘 여부를 알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하루는 잠자기 전 변기 쪽 물을 잠그고 새벽에 화장실에 갔는데 물통이 텅 빈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용하게 쭉 물이 새고 있었던 것이었죠. 이렇게 누수 여부를 알게 되었습니다.
② 교체 방법 공부 / 부품 구매
교체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혼자서 해볼까 싶어졌습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뭔가 생존력을 높이는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들어서 직접 해보고 싶었고 요즘은 참고할만한 자료가 많아서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자료를 보고 익히면서 방법을 확인했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부품을 구매하러 철물점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 구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가격이 벌써 올랐습니다. 전에는 만 천 원이었는데, 천 원이 올라서 만 2천 원이네요. 요즘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여러 분야의 물품 가격이 올랐다고 하더니 실감이 났습니다.
③ 셀프 작업(해체)
먼저 해체 작업입니다. 솔직히 볼트와 너트 해체는 금방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첫 작업인 수도와 물통 연결선을 풀 때부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위와 아래의 볼트 푸는 방향이 서로 반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풀 때에는 반시계 방향인데 도기에 붙은 쪽은 그와 반대인지라 모르고 힘을 주었다면 도기를 훼손할 수도 있었겠다 싶어서 아찔했습니다.
다음 작업부터는 더 어려웠습니다. 물통을 변기 몸체에서 떼어 내야 하는데 연결된 부분의 볼트와 너트가 결합된 지 너무 오래되어 결착된 것도 있고 그 위치가 변기 커버의 아래 움푹 들어간 곳이라 볼트를 제대로 잡아서 돌리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스패너로 잡아도 잘 돌아가지 않으므로 아주 애를 먹으면서 작업, 휴식을 반복하다가 드디어 물통을 떼어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 물통 고정 너트의 고정용 볼트를 풀어주었습니다. 해체의 마지막 단계는 물이 흘러 내려가는 부품을 물통에서 떼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지름 6cm가 넘는 플라스틱 볼트라 손으로도 돌아갈 정도로 쉽다고 들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얼마나 꽉 붙었는지 꼼짝도 안 합니다. 결정적으로 대형 스패너가 없어서 장비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차피 급한 일도 아니라는 생각에 기운을 충전해서 내일 다시 도전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휴식을 취하고 완전 원기 충전된 상태로 다시 돌려보았는데 역시 꼼짝하지 않습니다. 구매를 하자니 탐탁치 않습니다. 싼 거는 비지떡이고 비싼 것은 배송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빌려 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대형 스패너를 빌렸는데, 다 늘려도 너무 작았습니다. 다시 들어가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더 큰 것을 요청하니 직원분이 이럽니다. "그거 혼자 하기 어려울 텐데요... 집에 가 계세요. 사람 보내드릴게요."
④ 관리관 아저씨 도움(해체, 결합)
이렇게 해서 나머지 해체와 결합 작업은 아저씨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미 해체된 상태라 아저씨가 조금 헤매시는 모습입니다. 해체하면서 그 모습을 잘 기억했다가 작업해야 하는데 거의 해체된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하다 보니 조금 헷갈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평상 시라면 작업에 방해될까 싶어 아예 자리를 비켜 드리는데, 해체된 부품이라든지 제가 머릿속에 담아놓은 부품의 사용에 대해서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 마무리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결합 시에도 제 공부가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작업이 끝난 후 음료수를 마시고 그냥 가시려는데 담뱃값 하시라고 만 원을 드렸습니다. 감사의 표시입니다.
후기
마무리까지 혼자서 했다면 좋았겠지만, 공구의 부족과 힘의 부족이 문제를 일으켜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쉬움이 남긴 하네요. 물론 공구가 있었다고 해도 결합하는데 한참을 헤매기는 했을 것입니다. 전에는 아버지가 계셔서 생활용품의 고장이나 수리 부분에서 아버지가 일차적으로 해결을 하셨는데, 이제는 스스로 해야 하니 공부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오늘 작업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았다는 사실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성공적이고 용이한 진행을 위해서 적합한 공구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정이 없는 아파트라고 하는데 망설임없이 도움을 주는 직원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 더 행복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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